[詩文學] 41

고향(故鄕) _정지용(鄭芝溶)

** 고향(故鄕) **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꽁이 알을 품고 뻐꾹이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고향 진히지 않고 머언 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힌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 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정지용(鄭芝溶)

[詩文學] 2022.04.24

< 숲속의 오솔길 > -용혜원- [블로그]

** ** -용혜원- 아무도 모르고 우리 단둘이만 알고 있는 숲 속 오솔길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들이 노래하고 다람쥐들 찾아와 인사하고 풀꽃들 눈짓하는 곳 우리 함께 앉아 쉴 작은 바위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보고플 때면 그곳에서 같이 만나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떠들고 노래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숲 속 오솔길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모르고 우리 단둘이만 알고 있는 숲 속 오솔길 하나 찾아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용혜원-

[詩文學] 2022.03.30

오솔길을 걸으며 [黃圭源님 제공][블로그]

** 오솔길을 걸으며 ** 오솔길을 걸으며 [黃圭源님 제공] 오솔길을 걸으며 삶이 분주하고 바쁘지만 잠시 판에 박힌 일상을 접고 내 인생을 뒤돌아볼 시간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해거름 녘 아무도 찾지 않는 호젓한 오솔길을 찾아 내 삶의 발자취를 한번쯤 뒤 돌아볼 일이다 다람쥐 노니는 숲속 길에 발걸음 멈추어 서서 졸졸 흐르는 개울물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숲속 가장자리엔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고 새들의 속삭임도 들린다 아무 손길 닿지 않아도 들꽃은 저절로 혼자서 고운 향기를 품어네니 봄날 하루가 행복입니다 [黃圭源님 제공]

[詩文學] 2022.03.30

노년에 떠나는 여행<글 - 이채>

** 노년에 떠나는 여행 ** 말없이 왔다가 말없이 간 것에 대해 의미였다가 무의미로 돌려진 것에 대해 쓸쓸함이란 언제나 그렇듯이 반쯤은 마음을 쓸고 지나간다 빈 곳의 공허함이란 색다른 풍경을 채색하기보다 남겨진 여백을 마저 그려내고 싶은 정오를 막 지난 생의 연민이리라 고독함과 아주 가끔은 철저히 외로운것에 대해 정체를 알 수 없는 허전함에 대해 지난 것들을 되짚어 보고 또 다른 내일이 염려되어 질 때 적당히 취한 술 기운에 기댄 용기를 빌리고 싶은 날 들 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무엇으로도 털어낼 수 없는 외로움이 가슴을 저미게 만들고 말없이 간 것에 대한 미련과 무의미로 돌려진 것들이 잠시라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꿈속에서도 잠들지 않는 생의 애착이어도 내일을 적당히 무의미하게 만드는 포기를 배우고 ..

[詩文學] 2022.03.29

김용오 - 어머니 (고은하 낭송)

복사꽃 김용오 - 어머니 (고은하 낭송) 어머니 어머님의 그 파릇함은 다들 어디에 가셨습니까 못난 자식들 힘들어 할 때면 당신은 당신의 푸른 싹으로 한 잎 한 잎들 떼어 비를 막아주셨던 복사꽃처럼 고우셨던 어머님 가족의 모든 아픔들을 손 수 끌어안으신 어머님 그런 당신을 어찌 그립다 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입 안에 행여 뉘라도 들어갈까 어슴푸레 한 당신의 두 눈을 애처롭기라도 하듯 손가락 끝에도 당신은 두 눈이 달렸었나 봅니다. 맛있고 고운 것들은 자식들에게 모두 내어 주시고 자신은 지지리도 못난 것만 맛있다고 식구들 먹고 난 다음 일부러 골라 드시는 어머님 하늘과 같은 어머님의 크신 마음을 불효자식 어찌 다 모른다 하겠습니까. 이렇듯 헌신 한 당신의 사랑이 있으셨기에 그 크신 당신의 사랑을 교훈 삼아 ..

[詩文學] 2022.03.22

이철우 - 나 떠난 뒤에 (고은하 낭송).mp3 [GOM audio]<마음이 숙연해지네요>

이철우 - 나 떠난 뒤에 (고은하 낭송) 바람 같은 인생길 나 떠난 뒤에 누군가 찾거든 이렇게 전해 주오 용서 못한 누군가 나를 찾거든 부디 이리 말해 주오 많은 날을 애달프게 용서 빌며 살았다고 용서 구할 누군가 나를 찾거든 미소 지며 말해 주오 용서 받지 않은 삶이 없을진대 오래전에 모든 용서 다하였노라고 고마움에 찾거든 멋쩍게 말해 주오 움켜 쥔 것 다 놓지 못해 후회하더라고 알지 못할 누군가가 그는 어떤 사람이냐 묻거든 말 없이 고개만 떨구어 주오 무슨 말을 남겼냐고 묻거든 꼬옥 꼭 전해 주오 세상에서 이겨야 할 것은 자신이었고 배워야 할 것은 사랑과 용서더라고 어떤 모습으로 떠났느냐 묻거든 또 이렇게 전해 주오 산천에 솔이 푸른데 뛰지 않는 그 가슴도 솔잎처럼 푸르더라고 .

[詩文學] 2022.03.21

<마음으로 참아내기> 이해인

**노래는 자꾸 듣고, 글은 자꾸 읽고** 이해인 사람들에게서 어떤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을 때 계속 "누가 그런 말을 했을까?" 궁리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자신에게 유익한 약으로 삼고 오히려 겸허하게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반드시 기쁨이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씀바귀를 먹을 수 있어야 그 후에 오는 단맛도 알지요. 꼭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평소에 가까운 이가 외면하는 쓸쓸함. 결국 인간은 홀로 된 섬이라는 생각이 새롭습니다. 다른 이들이 나에게 잘해 주었던 부분들을 더 자주 되새김 하고, 누군가에게 내 쪽에서 못마땅한 일이 있을 때는 다른 이들이 그 동안 말없이 인내해준 나의 약점과 허물들을 기억하고 좋은 마음으로 참아내기로 해요. 언제나 눈길은 온유하게, 마음은 겸허하게 지니..

[詩文學] 2022.03.21

이해인 - 어느 날의 커피 (고은하 낭송).mp3 [GOM audio]

이해인 - 어느 날의 커피 (고은하 낭송) 어느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아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 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한 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詩文學] 2022.03.21

침묵하는 연습 <유안진>

침묵하는 연습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유안진 수필집<그리운 말 한마디>中에서-

[詩文學] 2022.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