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文學]

노년에 떠나는 여행<글 - 이채>

雪松 박차수 2022. 3. 29. 09:31

    ** 노년에 떠나는 여행 ** <글 - 이채>


    
    말없이 왔다가 
    말없이 간 것에 대해 
    의미였다가 
    무의미로 돌려진 것에 대해 
    쓸쓸함이란 언제나 그렇듯이 
    반쯤은 마음을 쓸고 지나간다 
    빈 곳의 공허함이란 
    색다른 풍경을 채색하기보다 
    남겨진 여백을 마저 그려내고 싶은 
    정오를 막 지난 생의 연민이리라 
    고독함과 
    아주 가끔은 철저히 외로운것에 대해 
    정체를 알 수 없는 허전함에 대해 
    지난 것들을 되짚어 보고 
    또 다른 내일이 염려되어 질 때 
    적당히 취한 술 기운에 기댄 
    용기를 빌리고 싶은 날 들 
    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무엇으로도 털어낼 수 없는 외로움이  
    가슴을 저미게 만들고 
    말없이 간 것에 대한 미련과 
    무의미로 돌려진 것들이 
    잠시라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꿈속에서도 잠들지 않는 
    생의 애착이어도 
    내일을 적당히 무의미하게 만드는 
    포기를 배우고 
    또 다른 아침 
    해가 뜨지 않아도 좋을 
    세월밖의 시간속으로 
    노년에 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글 - 이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