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文學]

[변형] 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우보님 옮김]

雪松 박차수 2022. 10. 1. 15:01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낙엽 하나 뒤척거려도 내 가슴 흔들리는데
    귓가에 바람 한 점 스쳐도
    내 청춘 이리도 쓰리고 아린데

    왜 눈물겹지 않겠습니까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한다기에
    그저 한번 훔쳐본 것뿐인데

    하루에도 몇번이고
    매스꺼운 너울 같은 그리움

    왜 보고 싶은 날이 없겠습니까
    하루의 해를 전봇대에 걸쳐놓고
    막차에 몸을 실을 때면
    어김없이 창가에 그대가 안녕하는데
    문이 열릴 때마다
    내 마음의 편린[片鱗]들은 그 틈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하는데

    왜 서러운 날이 없겠습니까
    그립다는 말
    사람이 그립다는 말
    그 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저 달빛은 오늘도 말이 없습니다

    사랑한다면, 진정 사랑한다면
    그저 멀리서 바라보며
    두고두고 오래도록 그리워해야 한다는 말,
    어찌 말처럼 쉽겠습니까

    달빛은 점점 해를 갉아먹고
    사랑은 짧고 기다림은 길어지거늘

    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왜 당신이 그립지 않겠습니까
    비라도 오는 날에는
    기댈 벽조차 그리웠습니다

    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 / 김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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