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文學]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再揭載]

雪松 박차수 2022. 2. 28. 19:32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