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文學]
길 어느 날 학자 한 사람이 볼 일을 보러 시내로 나가게 되었 다. 학자는 곧게 뻗어 있는 큰길과 꾸불뿌불한 길을 계속해서 걸어갔다. 힘들게 시내의 건물들이 멀리 바라다 보이는 갈림길 에 이르렀다. 한 길은 오른쪽으로 뻗어 있었고, 다른 길은 왼쪽으로 뻗어 있었다. 한쪽 길은 편편해서 걷기가 쉬워 보였고, 다른 길은 자갈밭으로 걷기가 힘든 길이었다. 학자는 어느 길로 가야 할까 하고 망설이면서 주위를 돌아보 았다. 그때 한 소년이 나무 그늘 아래서 놀고 있었다. 학자는 소년에게 다가가 물었다. “얘야, 어느 길로 가면 시내로 갈 수 있니?” “양쪽 다 시내로 갈 수 있어요.” “그럼 어느 길로 가야 하지?” 소년은 학자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쪽 길은 짧고도 멀고요. 그리고 이 길은 멀고도 짧아요.” 소년은 양길을 손가락으로 하나 하나 가리키면서 말했다. “?!” 학자는 소년의 말뜻을 얼른 이해할 수가 없어서 잠시 서서 생각했다. ‘어느 길로 가든지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일까? 그렇다면 이쪽 길로 가야겠군. 이 길이 걷기가 편해 보이니 시내로 빨리 도착 하겠지.‘ 학자는 편한 길을 택해서 걷기 시작했다. 그 길은 판단한 대로 걷기도 편했고 시내에 곧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데 시내를 눈앞에 두고 갑자기 길이 끊기고 말았다. 눈앞에는 시내로 통하는 길을 에워싸고 하천이 흐르고 있었고 그 하천 건너에는 과수원이 펼쳐져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하천을 건너 과수원을 넘어 언제 시내에 도착할지도 모르는 길이었다. 학자는 하는 수 없이 갈림길까지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는 길을 가르쳐 준 소년이 아직도 나무 그늘에 앉아서 놀고 있었다. “얘야, 니가 이 길로 가면 가깝다고 말하지 않았니?” 학자는 볼멘 소리로 말했다. “예, 하지만 제가 멀기도 하다고 말씀을 드렸을 텐데요.” 소년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학자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아하! 그래, 이제야 알겠다. 오늘은 너에게 매우 중요한 것을 배우게 되었구나. 짧아 보이는 길도 사실은 먼 길이 될 수 있고, 멀어 보이는 길도 짧은 길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학자는 다른 쪽 길을 택해서 걷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힘들고 멀게 느껴졌으나 그 길은 아무런 장애도 없이 시내로 곧게 이어 졌다. 자기에게 주어진 길이 있다. 하늘이 준 고귀한 길인 것이다. 어떤 길인지는 모르지만 다른 사람은 걷지 못한다. 오직 그대만이 걸을 수 있고 그리고 두 번 다시 걸을 수 없는 고귀한 이 길. 그러나 그 길은 넓을 때도 있고 좁을 때도 있다. 또 오르막길도 있고 내리 막길도 있다. 탄탄할 때가 있는가 하면 땀 흘려 헤쳐나가야 할 때도 있다. 그대는 지금 그대가 걷는 이 길이 과연 좋은 길인지 나쁜 길인지 갈피를 잡지 못해 헤맬 때도 있으리라.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 하지만 그대에게는 정녕 이 길밖에 없지 않은가? 그대가 실망하라는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지금 그대가 서 있는 길, 지금 걷고 있는 길을 어쨌든 쉬지 말고 걸어가야 한 다. 오직 그대만이 걸을 수 있는 소중한 길이 아닌가. 이 길이 그대 에게 주어진 오직 하나의 길이다. 남의 길에 눈독을 들인다고 해서 그 길이 열리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길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걸어야 한다. 마음을 굳게 먹고 열심히 걷지 않으면 안 된 다. 그것이 비록 멀고 험한 길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쉬지 않고 열심 히 걷는다면 반드시 그대 앞에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다. 새 모이 쪼아 먹기.gif